작년에 친한 동생이 괜찮은 조건의 투룸 빌라를 전세로 구한다고 해서 부동산에 같이 따라가 준 적이 있다. 공인중개사분이 “이 집은 빚도 없고 아주 깨끗해요!”라며 자랑스럽게 ‘등기부등본’을 보여주셨다. 확실히 융자는 없고 겉보기엔 멀쩡했는데, 왠지 찝찝한 기분이 들어 폰을 꺼내 정부24 앱에서 그 집의 **’건축물대장’**을 무료로 조회해 봤다.
결과는 등골이 서늘했다. 서류 우측 상단에 떡하니 노란색으로 [위반건축물] 딱지가 붙어있었던 것이다. 알고 보니 원래 상가(근린생활시설)로 허가받은 곳을 불법으로 개조해 싱크대를 넣고 주거용 투룸으로 속여 파는 일명 ‘근생 빌라’였다. 이걸 모르고 계약했다면 나중에 전세자금 대출도 막히고 전세보증보험 가입도 거절당해 피눈물을 흘릴 뻔했다. 부동산 거래 시 등기부등본만 맹신하면 절대 안 되는 이유와 건축물대장을 확인하는 방법을 직접 겪은 경험을 담아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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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동산 계약 시 ‘등기부등본’ 하나로는 부족한 이유
집을 구할 때 다들 등기부등본은 눈에 불을 켜고 꼼꼼히 보면서 건축물대장은 대충 넘기거나 아예 떼어보지도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두 서류는 각자 맡은 역할이 완전히 달라서 반드시 양쪽을 펴놓고 교차 검증을 해야 한다.
| 서류 이름 | 담당 부서 | 주요 확인 내용 (포커스) |
|---|---|---|
| 등기부등본 | 법원 (인터넷 등기소) | 돈과 권리 관계 (집주인이 누구인지, 은행 빚/근저당이 얼마나 잡혀있는지 등) |
| 건축물대장 | 구청 (정부24) | 건물의 물리적 팩트 (정확한 층수, 전용면적, 용도, 불법 증축/개조 위반 여부 등) |
만약 등기부등본상에는 면적이 50㎡로 되어 있는데, 건축물대장에는 40㎡로 적혀 있다면 어느 쪽이 맞을까? 면적이나 용도, 층수 같은 ‘건물의 물리적 사실’은 행정관청에서 관리하는 건축물대장이 우선한다. 반대로 소유자가 누구인지 권리가 헷갈릴 때는 등기부등본이 우선한다. 따라서 내 소중한 보증금을 지키려면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에 폰을 열어 정부24에서 대장을 꼭 조회해 봐야 한다. (계약 완료 후 진행해야 하는 주민등록등본 발급 절차도 미리 숙지해 두면 이사 과정이 한결 편해진다.)
2. 아파트, 다세대 빌라는 무조건 ‘집합건물’의 ‘전유부’ 선택!
동사무소 현장에 가서 떼면 수수료가 들지만, ‘정부24′ 웹사이트나 앱에서 조회하고 PDF 파일로 저장하는 건 24시간 언제나 전액 무료다.


조회 화면에 들어가 주소를 치고 나면 가장 당황스러운 선택지가 나온다. 바로 대장 구분과 종류를 고르는 칸이다. 여기서 잘못 고르면 내가 원하는 우리 집 정보가 안 나온다.
- 대장 구분 (일반 vs 집합):
- 일반: 집주인이 한 명인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상가 건물
- 집합 (★중요): 아파트, 오피스텔, 다세대주택(빌라)처럼 각 호수마다 주인이 따로 나뉘어 있는 건물
- 대장 종류 (표제부 vs 전유부):
- 표제부: 그 건물 전체(예: 아파트 101동 전체)에 대한 큰 틀의 내용
- 전유부 (★중요): 내가 실제로 살게 될 ‘그 집(예: 101동 302호)’만의 구체적인 내용

우리가 빌라나 아파트를 계약할 때 진짜 꼼꼼하게 봐야 할 것은 건물 전체의 뭉뚱그려진 내용이 아니라, 내가 들어갈 호수에 불법 확장이 있는지, 실제 계약서와 전용면적이 똑같은지다. 따라서 다세대/아파트를 계약한다면 반드시 **[집합]**을 누르고 **[전유부]**를 지정해서 조회해야 의미가 있다.
3. 조회 후 반드시 눈으로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2가지
서류 조회가 끝났다면 스마트폰 화면을 확대해서 아래 두 가지를 매의 눈으로 확인하자.
- 우측 상단 ‘위반건축물’ 노란 딱지 확인:
조회된 서류 첫 페이지 우측 상단 모서리를 보자. 아무것도 없으면 1차 합격이다. 하지만 노란색 바탕에 검은 글씨로 **[위반건축물]**이라고 적혀있다면 미련 없이 돌아서야 한다. 베란다를 무단으로 확장했거나, 옥탑방을 불법으로 지었거나, 상가를 주택으로 불법 개조한 집이다. 이런 집은 은행 전세대출이 막히고,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도 거의 100% 거절되며, 심하면 구청에서 이행강제금까지 맞을 수 있다. - 건물 용도 확인:
서류 중간쯤에 있는 ‘용도’ 칸에 ‘단독주택’이나 ‘공동주택’으로 명확히 적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간혹 고시원 용도인 ‘다중생활시설’이나 상가 용도인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되어 있다면, 겉보기엔 싱크대도 있고 멀쩡한 주택이어도 서류상으론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주택 관련 법적 대출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으니 극도로 주의해야 한다. (추가로 층별 평면도나 도면까지 확인하고 싶다면 국토교통부의 ‘세움터’ 사이트를 활용하면 된다.)